"성전에서 나오는 물"

작성자
홍 지희
작성일
2018-12-31 00:42
조회
319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 최연소 하빈이가 엄마 등에 업혀 와서 방긋 방긋 웃던 모습이 엊그제 같더니 돌을 지나 성탄절 심야 전도 때 아장아장 걸으면서 같이 동역을 했으니 말입니다.

2018년 올 한해 그리심교회 모든 지체들 한 분 한분을 돌아보게 됩니다. 2017년 1월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던 명예 집사님의 건강은 그나마 더 악화되지 않고 지금은 수요 예배까지 드리며, 각 가정은 기도 제목대로 나름 응답을 받으며 열심히 주님의 목적에 맞는 사명과 사역을 감당하는 모습이 참으로 은혜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가정을 돌아봅니다. 고집과 자존심의 아이콘이었던 나의 남편은 누가 시키면 더 하지 않는 청개구리 같은 성향이 있어서 늘 시어머님도 자식들 중에 OO이 고집 때문에 제일 힘드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남편은 2014년 12월에 서리집사로 임명을 받았고 집이 먼 관계로 한동안은 한 달에 한 번 교회 출석을 하다가 2015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늘 하는 말은 교회에서 기도를 시키거나 매주 교회 나오라고 하면 교회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곤 하였습니다. 한 공간에서 사는 이유로 남편의 성격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무조건 알았다고만 대답을 하고는 주님께 모든 것 맡기고 기도로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매 주일 마다 그리심교회로 발걸음을 하게 되었고 나에게는 그 어떤 귀찮게 구속 받는 신앙생활은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순한 양처럼 2016년 안수집사라는 직분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또 그러면서 안수집사가 되었으니 한 달에 한 번은 오후 예배드려야겠다고 본인의 입으로 먼저 고백을 하며 실천을 했고, 2017년 11월 교회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는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수요예배와 금요 예배까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하물며 앞에 나가서 찬양하는 것은 죽어도 싫다고 한 남편이 성탄 전야제 남전도회 찬양을 연습하였고 찬양하는 자세는 세상 사람들처럼 하면 안 되고 마이크도 바른 정자세로 잡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런 것까지는 못한다고 하던 남편은 조금은 어색해하면서 발표시간에는 나름대로 자세를 바로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아내인 나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길게 날짜까지 적으면서 쓰는 것은 결코 남편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본인이 간절하게 사모해서도 아닌 것 같은데 외고집이 있는 남편을 변화시키고 남편의 마음을 흔든 그 어떤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성령님의 다스림이라는 은혜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가정은 이사 오기 전보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힘이 들었고 계획한 일의 진행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2018년 끝자락이었지만 주님은 나에게 에스겔 47장 말씀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게 하십니다. 눈에 보이고 잡히는 현실적인 기도 응답이 아니라 우리 가정을 먼저 예배자로 세우실려고 훈련과 인내와 연단의 시간으로 주님의 방식으로 복된 기도 응답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성전에서 나오는 물이 발목에 오르자 물을 건너게 하시고 무릎에 오르자 다시 건너게 하시고 허리에 올라 내가 건너지 못할 강이 되었지만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강가로 돌아가게 하시어 강 좌우편에 나무가 심히 많은 것을 보게 하신 것처럼 우리 가정의 삶과 신앙은 우리의 의지로 걸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과 다스림으로 걸어가야 많은 나무를 보게 됨을 깨닫게 하신 것입니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한 해 동안 신앙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모든 자범죄 회개하며, 우리 가정을 성령님의 다스림으로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신 귀한 기도 응답의 선물을 깨닫게 하시며 눈에 보이고 표가 나는 가시적인 기도 응답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십니다. 남편과 나의 신앙이 여전히 많이 미숙하고 서투르지만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 날까지 우리 가정은 성령님의 인도하심과 다스림이라는 축복 안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성도의 성화 과정을 잘 이수하기를 소망합니다. 성령 충만 이란 부족한 무엇을 채우는 것이 아닌 성령님의 다스림을 받는 것이라고 한 목사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내년에는 강력하게 말씀의 아들과 딸, 기도의 아들과 딸로 다듬어지고 가꾸어 가시는 성령 충만의 축복이 임하여져 정말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저희 가정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주님! 올 해 잊어버리고 놓치기 쉬운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알게 하시니 감사 감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목사님과 사모님을 비롯하여 모든 그리심 지체들 올 한해도 수고하셨고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Good bye ~~~ 2018년 & Happy New Year ~~~2019년 & 홧~~~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