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는 말
카놋사의 굴욕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7세와 황제 하인리히 4세와의 대립은 유럽에서 벌어졌던 오랜 ‘서임권 투쟁’ 가운데 대표격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레고리 7세와 하인리히 4세 사이에 벌여졌던 서임권 투쟁은 단순한 두 사람 사이의 사건이 아니라 로마 카톨릭의 전체적인 상황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 어떤 역사가는 당시의시대적 상황을 가리켜 ‘납과 철의 암흑기’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상태가 좋지 않았다.1) 외부로는 카톨릭제국의 여러 곳에서 살상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으며,노르만족과 사라센족 그리고 헝가리족의 침입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내적
으로는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할 수도원이 침입자들의 손에 쉽게 넘어갔으며, 교회는 이러한 혼란을 바로 잡을 힘이 없었다.